댄싱퀸(2012)_남편의 꿈을 위한 내조랍시고 아내의 꿈을 접지 않아도 되는 세상 ── 영화

2012/1/23/CGV상암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나에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엄마와 단 둘이 본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명절 연휴에 엄마와 단 둘이 본 영화라는 점. 맏며느리인 우리 엄마는 시집 온 이후로 명절 연휴에 외출을 하신 적이 단 한 번도 없단다. ㅠㅠ

그런데 마침 가족끼리 보기 딱 좋은 영화여서 어쨌든 훈훈하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일단 말이 필요없는 황정님 님과 엄정화 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흐뭇하기도 했고, 난 특히 황정민 님의 '빙구웃음'을 좋아라해서. 
'꿈이 갑.자.기. 이루어지는' 얼토당토 안되는 상황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작위적이지 않게 느껴졌다.
평범한 소시민 부부인 정민-정화, 극중 이름과 배우의 본명이 일치하는 것도 특이했다. 

한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무려 두 사람의 꿈이 동시에 만개하는데 정민은 서울시장이 되고, 정화는 댄스그룹의 멤버가 된다.
알고보니 이 두 사람은 대학 시절 못난이 모범생-신촌 무도회장의 댄싱퀸 마돈나 소리를 듣던 초미녀 여대생으로 극적으로 조우한 이후 뭇 남학생들의 시기심 속에 연인이 되었던 사이다.
정민은 장인 장모님의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한심한 사위 취급을 받지만 따지고 보면 돈은 잘 못벌어도 정화만 바라보며, 딸에게도 다정다감한 1등 남편이다.

이 부부는 평범하고 심심하기도 하지만 엄마 아빠노릇하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정민은 가을 타는 남자처럼, 정화는 봄을 타는 여자처럼 싱숭생숭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지만 꿈에 그리던 모습은 아니기에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기도 하고 뭔가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열정에 사로잡힌다.
이 때 정민에게는 정치인인 절친 종찬(정성화)이 나타나 바람을 넣고, 정화는 '슈퍼스타K'에 출전하는 것을 계기로 매니지먼트회사 사장인 한위(이한위)의 눈에 들어 연습생이 된다.
서울시장이 될 남편에 걸맞는 서울시장 부인감이 되어야 할 정화가 댄스그룹 멤버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갈등이다.

소탈하고 진실되 보이지만 전문성이 떨어지고 무지(?)해 보이기까지 하는 못미더운 정민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
서울시장 부인답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다.

소탈하고 조신하게 차림이어야 한다 vs 화려한 화장과 의상을 선보여야 한다.
봉사활동을 하고 시민들에게 친근해야 한다vs 연예인 활동을 하느라 무지 바쁘고, 자고로 연예인은 멀리서 빛나는 별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공인으로서 고상해 보여야한다  vs 연예인이 무슨 공인이냐 싸보인다.
....

이렇게 여러가지 상반된 이미지가 충돌한다.
그래서 처음에 정민은 화를 낸다. 일생일대의 발돋움을 눈앞에 둔 자신을 위해 지금까지 그랬던것처럼 것정화가 고이 꿈을 접어주고 희생해 주길 바란다. 능력있는 남자들 대부분이 그렇듯 자신을 내조하는 아내로만 남아주길 원한다,
 
하지만 정화가 일부러 남편의 앞길을 막고 산통을 깨려했던 것도 아니고,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일인데...
게다가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즐거움을 줄 수 있는데, 그리고 직업에 귀천이 어디있나. 일부러 표를 얻기 위해 쇼를 벌인 것도 아니고 혼자서 몰래 꿈을 향해 달려오다가 어떤 지점에서 충돌한 것뿐이라면 그런 시장부인 난 찬성일세.

아무튼 이 부부는 갈등을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꿈을 이루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욱 돈독히 한다.

서울시장 후보인 정민이 서울시민인 내 맘에도 쏙 드는 수많은 훈훈한 말을 남겼지만 난 어쩐지 단 한마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정화의 천부적 재능을 시기하던 같은 그룹 멤버가 시장 후보 부인으로서의 활동-신인가수 활동을 오가는 정화의 이중생활 약점을 이용해 스캔들을 날조하여 퍼뜨렸을 때, 정민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제 아내는 그런 여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가정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고, 아내가 뭘하고 다니는지조차 모른다는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를 진실로 믿고있기에 자동적으로 나오는 단호한 두둔.
그런 확고한 믿음을 얻으려면 평소에 잘해야겠지.

정민-정화는 갑.자.기. 꿈을 이루었지만 평소에 참 잘해왔기에 둘 다 엄청난 복덩어리를 받은 것 같다.
음력 설 연휴에 감상하기에 딱 좋았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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