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인생에는 NG가 없다_공대생이 얼리어답터이기도 하지만 고물에 집착하기도 하는 이유를 짚어준 책 ── 책

엔지니어 인생에는 NG가 없다
백일승. 김재정 지음 / 김영사
나의 점수 :





공학에 대한 로망
나 역시 공학을 전공했다. 부끄럽게도 실패한(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공대생이지만 마인드만큼은 여전히 엔지니어이고 싶다.
주제넘게 공대 입성을 꿈꿨던 이유는 인문계열의 뜬구름(이라고 생각했었다)잡기와 탁상공론의 이미지에 비해 공학은 참 정직해 보이는 학문이라서다.
마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같은 인문&사회학적 마인드보다 소리없이 연구실 뒷구석에서 연구에 매진하며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뭔가를 짠~하고 만들어내는...세상에서 중요한 일은 공학도가 다 하는 거 같은데 딱히 생색은 안낸다. 얼마나 멋진 대인배들인가.
그렇게 실용적&합리적이고 허세 및 출세욕과는 완전 거리가 먼 성향의 사람들이 공학을 택하는 것 같고,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왠지 특별한 인간적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계산 능력을 직업적으로 다 소진해 버려서 대인관계에서는 참 계산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같다. 그릇으로 치면 뚝배기 정도? 흐후훗.
아마도 공학도들이 모여 있는 집단은 인문계 사람들...특히 문인이나 예술가 집단 보다 훨씬 별 트러블 없이 잘 굴러갈 것 같다.
엔지니어들은 야누스의 매력이 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집요함이 필수인데, 인간들은 대체로 순진무구하고 서글서글하고 인간미가 넘친단 말이지. 흠.
그래서 난 미래의 남편도 공대 출신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의사도 싫고 판검사도 싫고...뭐 그럼.
공학도의 장점은 인생 자체를 공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 아닐까. 인생이 문학적이고, 예술적이고, 경제적이고, 정치적이고....뭐 그런 것도 좋겠지만 공학적이라는 게 나는 더 좋다.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거 같다(난 실패했을 뿐이고). 그리고 인생은 좀 남을 위해 살아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엔지니어 인생은 NG투성이라서 참 좋으다는 말씀
이 책은 엔지니어에게 정말로 NG가 없다는 잘난 척을 늘어놓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이 가진 기술과 그 산물인 기계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엔지니어들의 영광의 순간은 실제로 극히 일부일 것이다. 신기술 개발, 기계 발명 등을 위해 실패를 밥먹는 횟수보다 더 많이 하며 불철주야 일하다 실험 과정에서의 폭발 내지는 과로로 허무하게 돌아가신 셀 수도 없이 많은 이름모를 엔지니어들을 떠올리게 한다.
자동차 하나에 수십 수천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사람들은 자동차 덩어리만을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서글픔 같은 걸 느낀다.
나부터도 그렇다. 얼마 전 쏘아올린 나로호만 해도 그냥 대한민국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뚝딱 만들어서 쏜 것 같은 이미지 -_-;

소비의 즐거움마저 순수하게 누릴 수 없는 엔지니어
이 책의 저자 백일승 님, 김재정 님 중 어느 분의 에피소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래된 자동차를 계속 고쳐 쓰신다고, 그분의 자동차는 'vincero'(이탈리아어로 '승리'라는 뜻이라고)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자동차 뒤에 서서 멋진 엉덩이 곡선(?)을 감상하면 왠지 모르게 역사의 무게에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걸 구성하는 수만은 부품 하나하나가 어떻게 개발되고 개선되고, 소재 한 가지 한 가지가 어떻게 발전되고...
부품 개수만큼이나 많은 엔지니어들이 때론 목숨까지 잃어가며 얻어낸 결과물인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는 말씀이셨다.

광부가 광산에서 캐내어 제철소에서 가공되서, 공장에서 수많은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 어떻게 태어난 자동차인데 어디 한 군데가 고장났다고 헌신짝 처럼 버릴 수 있겠느냐는 말씀. 새로 사는 것보다 비효율적이라는 주위의 비아냥을 들어가면서도 기계를 사람처럼 아낄 수밖에 없는 엔지니어의 마음이 잘 표현된 에피소드다.
산고의 과정을 거쳐 사람들을 위한 각종 소비재를 탄생시키면서도 소비의 즐거움마저 순수하게 누릴 수 없는 엔지니어의 비애
 ㅜㅠ.
아 그리고 이런 특징을 나 역시 가지고 있다. 뭐 하나 사면 아주 못고칠 지경으로 망가질 때까지 버리지를 못한다.

공학자, 공학기술자의 자질
1. 공학적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함(기초과학+수학)
2. 창의적 해결 방안을 늘 생각해야 함
3. 실제 적용 능력...예측과 기획 능력이 있으면 금상첨화

창의적인 사람들의 공통점 - Shaw
1. 실패를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는 모험정신
2. 좋은 기억력과 다양한 분야의 지식
3. 해답이 알려진 문제와 새로운 문제간의 유사점 파악 능력
4. 복잡한 데이터나 정보로부터 핵심만 추려내는 능력
5. 이미 알려진 사실을 결합시켜 새로운 능력을 제시


한편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된 유리시스템의 창업자인 김종훈 님이 미국에서 벤처를 일으킨 신화적 인물이라고 소개되었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아 우리 나라에 그런 인물이 있었구나~'라는 걸 비교적 일찍 알 수 있었다는 것도 뿌듯한 사실중 하나랄까. 10년도 훨씬 지나서 그런 분이 이런 중대한 시기에 자칫 독박 쓸지도 모르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고 오실 줄 책 읽고 있을 때만해도 꿈에도 생각못함. 아마 저작자님들도 생각못하셨을 거다. 난 김종훈 님이 그냥 공학적 지식과 비즈니스 마인드만 탁월한 분인 줄 알았지. 잘해야 본전인 벼슬하러 오실 줄은... 역시 공대생은 순진무구하다 ㅋㅋ. 그리고 세상은 오래 살고 볼일이다. 어떤 한 인물의 드라마틱한 전환점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자동차의 자태와 아름다운 곡선을 감상하는 것만큼이나 감개무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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