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차르트_진짜 '뮤직'이 좋은 뮤지컬을 간만에 봤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 ── 공연/전시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배경음으로 좋은 노래들을 수 있다.
2012년 7월 18일 8시 공연
모차르트 임태경, 콘스탄체 김성희(바다), 콜로레도(모차르트 아버지) 윤형렬, 레오폴트 대주교 윤승욱, 쉬카네더 김재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층 A석

이 작품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첫째, 음악이 굉장히 좋다. 
영어로 된 오리지널 공연 버전은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드는데 우리나라말로 된 것도 가사가 뮤지컬 스럽게 잘 번역이 되었다.
그래서 OST를 질렀다. 좀처럼 잘 오지 않는 지름신인데. 모차르트를 연기한 박건형, 박은태 버전도 수록되어 있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나는 나는 음악'
'황금 별'
.
.
거의 다 좋음


모차르트가 더 큰 세상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모차르트의 아버지를 설득하고 모차르트를 격려하는 후원자인 남작부인의 노래인 '황금 별'. 가사도 매우 좋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뿐만 아니라 그냥 노래로도 손색이 없다.

이 곡과 '나는 나는 음악'을 한 동안 무한반복해서 들었다는.

한국어로 옮긴 가사도 귀에 착 꽂힌다.

...
나는 장조 나는 단조 나는 화음 나는 멜로디
나의 단어 나의 문장 나의 느낌 나의 리듬 음악속에
나는 박자 나는 쉼표 나는 하모니 
나는 포르테 난 피아노 춤과 판타지
나는 난 난 음악
...

둘째, 어린 모차르트가 너무 앙증맞고 귀여웠다. 단연 이 작품에서 압권이다. 어른 모차르트 그림자로 계속 붙어다니는데, 극중에서 의미하는 거는 어른 모차르트가 모차르트의 자아 그 자체라면 음악을 하는 모차르트의 천부적인 재능이다. 그래서 펜대를 굴리며 열심히 작곡을 하는 모습으로 주로 나옴. 모차르트가 갖은 방황을 하는 중에도 이 아이는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함. 그건 모차르트가 실제로 그러하기도 했고.
모차르트하면 신동의 이미지가 큰데 이 작품에선 그걸 잘 살린 것 같다. 어린 배우가 너무너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극적인 인물 구조도 매우 훌륭!
모차르트라는 천재에게 있어

- 아버지는 세상이 험악하다며 보호본능이 너무 강한 나머지 억압적인 존재.
- 본인도 음악을 해서 모차르트의 재능을 너무나 잘 알아보지만 시기와 질투를 하고 자기 입맛대로만 이용하려 하는 후견인 콜로레도 대주교.
- 아버지와 콜로레도 대주교의 틀에 갇혀 있던 모차르트가 껍질을 깨고 날아오르도록 도와주는 진정한 조력자 남작부인.
- 모차르트의 재능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 명성에 기대어 콩고물 좀 받아먹을까 얼쩡거리는 베버 가족. 그 시궁창 속에서 찾은 사랑인 콘스탄체 베버.

이건 뭐 천재, 아니 좀 잘나간다는 사람 곁에는 늘 있는 존재들 아닌가

배우들

임태경 님
해맑은 목소리와 레게머리와 청바지를 입고 방방 뛰는 의외의 귀염귀염함과 아이같은 연기도 좋았다. 팝페라 가수로 알려져서 가창력은 큰 기대를 했었는데 연약한 목소리라서 뭔가 안정감은 덜 느껴졌다. 그래도 천재이지만 유약하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 같았던 모차르트의 배역과 청아한 목소리가 잘 어울렸다고 생각된다. 춤은 별로 없었지만 동작도 좀 큰 편이고 주인공이라서 체력 안배도 해야겠기에 충분히 이해한다.
시아준수 버전으로 먼저 공연을 본 친구는 현재의 캐스팅에서는 무조건 '박은태'라고 했지만 난 임태경 님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게 더 흡족하다. 매우 귀여우심.

바다 님
뮤지컬에서 처음 보았는데 노래할 때 다소 불안하지만 그래도 가수 출신답게 관객을 집중시키는 흡인력은 있었다. 목소리 톤 자체가 대사 전달에 좋고, 몸 자체도 다른 배우님들보다 확실히 여리여리해서 의상이 참 잘어울리는...천재를 사로잡는 여인으로서의 배역과 잘 어울렸다고 생각된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층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층 중간쯤에서 보았는데 쾌적하고 좋았다. 함께 자리했던 다른 분들도 좋았구 ㅋㅋ 보통 안좋은 자리에는 초짜 관객들이 많이 와서 허를 찌르는 매너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공연에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를 세종문화회관이 만들어 주는 것 같다. A석이라지만 웬만한 중소규모 뮤지컬의 R석과도 맞먹는 가격이라서 그런가. 꼭 볼 사람만 온거 같은 분위기 좋았다.

대형 뮤지컬 중에는 오히려 원거리에서 보면 무대 바닥을 비추는 조명의 향연과 군무를 출 때 위에서 내려다 보는 뷰가 특히 좋은 작품들이 있다.
이 공연도 조명 효과의 비중이 좀 큰 편인것 같고, 특히 그 서양의 드레스와 턱시도 등 화려한 의상(?)을 입고 연회나 저자거리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스케일 큰 장면들이 많아 위에서 보기에 괜찮았다.

그래서 대형 공연은 두 번씩 보면 더 좋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영화도, 드라마도, 책도, 공연도 두 번 보는 거는 이상하게 비호감이다. 이유도 없이 비호감이라서. 그건 그렇고.
가까이서 봤다면 특히 공들여 만들었다는 의상이 눈을 매우 즐겁게 해주었을 것 같다. 아쉬운 게 있다면 그 점이랄까.
예를 들면 이런 것.

어쨌든 결론은 간만에 뮤지컬 중에 진짜 '뮤직'이 좋은 뮤지컬을 봤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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