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콩나물국 (갱시기 전단계). 집 ── 집음식

내가 생각하는 콩나물국이라 하면 깔끔한 전주식? 식당에 나오는 그런 것들이었는데 우리집에서 엄마께 콩나물국 얘길 꺼내면 '갱시기죽' 어쩌구 라고 하시며 꼭 김치를 넣어서 만들어주셨다.

경상도에서 많이 해먹던 '갱시기'라는 음식은 전직 대통령들의 밥상에 자주 올랐던 음식으로도 유명한데 보릿고개 넘던 시절의 서민 음식이었다고 한다. 본디 쌀이나 밥까지 같이 넣고 끓여서 일종의 야채죽같은 비주얼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그나마 그 전 단계까지의 일부 정도만을 즐기는 편. 
사실 나는 아예 밥까지 넣고 푹 익힌 원조 갱시기가 더 끌린다. 하지만 부잣집 출신인 울엄마는 그 얘기만 전해들었을 뿐 어떻게 만드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계심. 
찹쌀을 불리고 볶아서 처음부터 넣고 조리하거나 하면 좀 고급스러워(?) 질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냥 김치콩나물국이라고 불러야겠다. 즉, 김치콩나물죽을 하려면 밥 혹은 쌀이 들어가는데 그거까지는 아닌 거다. 

정말 쉽다. 콩나물국인데 육수(멸치, 다시마, 말린표고버섯, 양파 등)에 송송 썬 파와 다진 마늘만 넣고 김치에 되어 있는 간을 빌려 쓰면 그만이다. 소금이나 액젓 간을 안해도 된다. 네버.
늘 말하는 거지만 콩나물은 미리 삶아서 냉장고에 차게 보관했던 걸 쓰면 질기지 않고 더 아삭탱탱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급한대로 그냥 익혀도 금방 익어서 번거롭지 않고, 그래도 맛있다.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에 서울에 즐비한 수많은 전주식당들의 콩나물국이 진국이라고 여겨지기는 한데, 어쩐지 정감이 가고 또 가끔씩 생각나는 맛이다.



잘 끓으면 뜰망으로 다 건져내 걸그적거리지 않게 할거니까 재료 손질이 밉게 되어도 신경쓸 것 없다. 
모조리 건져낼 것들의 비주얼.

국물이 실종될 정도로 콩나물 많이많이 쑤셔 넣기. 그럴수록 몸에도 좋고 배도 부르고 맛있어 지니까.

본디 펄펄 끓는 물이니 콩나물에 이어 김치랑 파도 한꺼번에 쑤셔넣고 조금만 훅 익히면 끝. 
콩나물국밥. 라면처럼 후다닥 끓여먹기. 집


덧글

댓글 입력 영역

구글 애드센스 2


애드센스


통계 위젯 (블랙)

2325
178
516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