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오감도/신명식/이지북_'곰스크' 같은 간이역 ── 책

신명식 작가, 2010년 4월 8일 발매

2010년 출간된 간이역을 테마로 한 여행안내서이다.
업무상 조사할 것이 있어서 읽어보게 됐다.

네이버의 유명 철도전문 블로거인 신명식 님은 코레일의 직원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분 닉네임은 스팀로코이고 아이디는 lovtrrout,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lovtrout 이다. 지금도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시는 편이라서 책을 읽고 이웃도 맺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혹시나 여행계획에 참고할만한 곳이 있을까 신경쓰고 봤는데 아쉽게도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간이역이 드물다. 역이지만 이제는 기차가 정차하지 않아 다른 교통수단을 써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가 않은 거다. 게다가 경치는 좋더라도 한적한 숲이 우거진, 우범지역일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 탓에 간이역 여행 의지는 사그라들고 말았다.

역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이유가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동진이나 김유정역 같은 곳들은 숙박시설과 식당이 잘 갖춰져 있고 접근성도 비교적 낫긴 낫더라.

그런 역들을 몇 가지 메모해 두었다.
경화역 - 진해 군항제 기간에 임시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임시 열차는 군항제 기간 동안 수많은 관람객들, 벚꽃풍경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인파 때문에 고생이 불을 보듯 뻔하지만 평생의 한 번 정도는 보고 싶다.

정동진 - 서울에서 7시간이나 걸리는 곳이지만 관광지가 되었기에 말이 필요없는 곳이다. 해돋이 구경 시즌을 요리조리 피한 한 겨울 비수기에 한 번 가보고 싶다.

김유정역 - 서울에서 50분 이내 시간거리를 자랑하는 간이역이다. 5분 거리에 김유정 생가가 있고 산책코스도 잘 갖춰져 있으며 간단하게 막국수와 닭갈비를 먹을 수 있다.

강촌역, 백양리역 - 모꼬지 명소답게 역 주변 상권이 홍대나 압구정 못지 않게 발달되 있는 예술의 거리라고 한다. 나는 한 번도 못가봤다.
2010년 기준으로 강촌에서 도보 30분 거리의 백양리역은 식당 하나 없을 정도의 간이역이었지만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 후에 강촌역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었는데 지금 어떨지 모르겠다.

나전역 - 벽화로 유명한 곳, 서태지가 휴대폰 광고를 찍은 곳

아우라지역 - 코레일관광개발 지사 사무실이 있고 레일바이크 하차장이기도 하며 주변에 카페와 분수공원이 갖춰져 있다. 객차를 개조한 어름치 카페가 유명하고 25년 전통의 옥산장이라는 여관이 있다. 

간현역 - 중앙선 역으로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섬강의 간현유원지가 알음알음 알려져 식당 및 숙박 시설이 좀 있는 편이라고. 복선전철화 후 변동이 있을 예정이라고 했으므로 접근경로가 달라졌을 듯.

삼탄역 - 충북 충주에 위치한 간이역으로 민박을 겸하는 식당이 있다.

용궁역 - 역앞의 순대국 맛집이 많은 곳이다. 숙박시설은 없어서 인근의 예천과 점촌으로 가야 한다. 인근 토박이인 중년의 여성 명예역장이 잘 관리해서 아기자기하기로 유명하다고.

한탄간역 - 경기 연천에 위치한 간이역으로 민박과 음식을 겸하는 몇 곳이 있다. 통근열차가 일정한 간격으로 있으며 동두천역에서 12분 거리라고 한다. 버스도 비교적 수시로 운영해서 집에 못올 걱정은 덜해도 되고 인근에 한탄강 유원지와 전곡리선사유적지가 있다.

원동역 - 순매원이라는 매실 농장 인근의 간이역으로 경치가 매우 좋아 출사명소로 꼽힌다고 한다. 구포나 삼랑진역에서 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추전역 -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역이라는 상징성만으로 꾸준한 발길이 있는 곳이다. 태백역, 용연동굴 방면에서 시내버스로 접근할 수 있다.
여기는 스위치백 구간이라고 해서 기차가 Z자형 선로를 후진해서 오르막길을 오르는 구간이었다고 한다. 경사 차이가 있는 상부역과 하부역 사이를 전후진 반복으로 오가는 식이었다고.

도계역 - 솔안터널 개통 후 갈 수 있는 곳으로 통래재를 오르는 기차가 다녔던 곳이다. 읍 소재지라 숙식이 가능하고 태백, 삼척, 동해를 연결하는 직행버스가 있어 비교적 교통이 편리하다.

매곡역 - 명예역장이 관리하는 곳으로 열차가 그나마 하루 5회 왕복해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식사는 양동역에서 하라고 안내되어 있음.

구둔역 - 인근에 영화체험마을이 있다. 하루에 7번 기차가 들어간다.

승부역, 양원역 - 승부역은 서울에서 6시간 걸리는 곳으로 겨울이면 '환상선 눈꽃 순환 열차'를 운행한다. 승부역에는 이승만 대통령 친필 기념비가 있다. 
양원역은 독특한 스토리를 지닌 역으로 하루에 왕복 2회 정차한다.
1988년 주민들이 역사를 짓고 하루 한 편이라도 기차를 세워달라고 청원을 해서 운영하게 되었다고. 이 역이 없을 때 주민들은 자기 집을 4km나 더 지난 곳에 있는 송부역을 이용했었다. 그럴 때면 짐은 양원역 부근에다가 던져버리고 몸은 할 수 없이 승부역에 가서 내려서 자기동네까지 걸어와 길에 던져놓은 짐을 찾아서 집에 가곤 했다는;;;
승부역과 양원역 사이는 낙동강 비경길로 유명하다.

 
이 분 철도 전문 블로거 중에서도 유명하신 이유를 알겠다. 감성이 풍부하시고 기억력도 좋으시고 금전두엽임이 분명함 ㅋㅋ 뿐만 아니라 실제 철도분야 종사자로서 기술적, 역사적 지식까지 해박하다보니 일반인으로서 생각지못했던 면들까지 콕콕 집어 소개해 주어서 흥미로웠다.  
간이역을 테마별로 분류한 것만 봐도 그렇고 또 나처럼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이 책을 골랐을 독자를 위해 접근경로와 교통편, 편의시설의 유무 등을 살뜰하게 정리해 준 것만 봐도 그렇다. 책상앞에 앉아서 찾은 걸 편집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발로 누빈 생생한 정보들이라서 더욱 귀중하게 느껴졌다. 

새삼 '기차', '철도', '전철' 이라는 것들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깨닫게 되었고 철도 발전의 역사가 곧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평범한 민생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작품과 영화, 드라마와 얽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이 분의 촉은 철도와 조금이라도 관련되었다 하면 폭넓게 작동하는 듯 하다. 그가 감명깊게 보았다는 단막극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나도 한 번 보고 싶다. 찾아보니 엄태웅 주연이던데 극적이고 다이나믹하지는 않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
 '몬트하임에서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곰스크에서도 불행할지 모른다.'는 이 드라마의 주제처럼 나 역시 좀 피폐해진 마음 탓에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간이역 여행을 해보고 싶었지만 간이역 인근에서 살고 있을 누군가는 사통팔달 내가 사는 서울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갖고 있을 수 있겠다는 깨달음이 들면서 목적없는 방랑욕은 좀 사그라들었다. 내가 있는 곳이 바로 곰스크라고.
하지만 피폐함을 달래야 하는 날이 아닌, 기분 좋은 날에 좋은 사람들과 간이역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



덧글

  • 홍차도둑 2016/09/29 18:14 # 답글

    좋은 책입니다. 정보성이 지금과 맞지 않는 부분이야...다ㅜ세월이ㅜ지나면서 생긴 어쩔수 없는 부분이고...다른 철도안내서보다는 이 책을 저도 추천하고프죠.

    요즘은 오픈캐스트 발행도 하시니 그거보는 것도 재미있더군요~ ^^
  • 착한마녀 2016/09/30 00:30 #

    네 맞아요. 정보 자체는 맘먹으면 쉽게 검색할 수 있죠. 특정 장소에 대한 의미 부여나 가고 싶다는 동기 부여 측면이 뛰어나더라고요. 이웃 맺은지 얼마 안되서 잘은 모르지만 갱신된 정보를 꾸준히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안심되네요 ^^
  • 홍차도둑 2016/09/30 00:31 #

    읽은뒤에 느낀 것도 저와 거의 똑같으셔서 깜놀랐어요 ^^
    딱 저도 그 느낌들이 들었거든요 ^^
  • 착한마녀 2016/10/01 00:42 #

    쓸모없다고 생각되더라도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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