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메리카(Sudamerica)|서울대입구역_망할까봐 걱정했던 남미음식집, 샤로수길로 복받을줄이야 ── 바깥음식

여기는 2012년이었던가 아무튼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알고 있던 곳이다.
실은 당시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지금은 안친하지만) 친하게 지내는 친구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런데 나는 원래 내 친구와 친해도 '그 친구의 친구'와는 잘 친해지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내 친구는 내 친구고 네 친구는 네 친구야~ 그런데 친구의 친구로서 친해지지 않은 건 신의한수였던 것 같다. ㅋ 만약 그랬다면 내 칼같은 성깔에 이 가게를 다신 못다녔을 거라고.

내가 이 집 주인과 별도로 친해진 것도 아니다. 내가 ** 아는 사람이라고 얘기한 적이 한번도 없고 말문을 튼들 주인과 손님 이상이 될 수 없는 나란 사람-_-;;
그런데 창업 후 마의 2-3년을 훌쩍 넘기고 그 작은 평수의 가게가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나는 것이 신기하다. 
운도 굉장히 잘 따라준 듯. 솔직히 처음 갔을 때는 '뭐 이런 데 가게가 있어' 싶을 정도로 위치가 후지다 싶었고 역에서 넘 멀다 싶고 곧 망하는 거 아닌가 하고 그래도 건너서 아는 사이로 걱정이 됐었다. 그런데 가게가 위치한 길 자체가 '샤로수길'로 뜰 줄이야 >.<  그 땐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잭팟이 터진 셈이다 ㅋㅋㅋㅋㅋ
게다가 그 바로 옆 '프랑스홍합집'이라는 곳도 입소문을 타면서 더 유리하지 않을까. 정말로 사람에게는 운이라는 것도 작용하는가보다 싶다.

주인은 젊은 부부인데 결혼을 함과 동시에 모아둔 돈으로 1년인가 2년인가를 남미로 신혼여행 겸 장기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첫인상은 뭔가 후줄그레한 젊은 부부같았고, 특히 남자분이 헤어스타일이 독특하고 수염도 노홍철처럼 길러서 비호감인가싶었는데 ㅋㅋ 얘기해볼 수록 멘탈이 훈훈하고 매력적인 분들이더라.
아르헨티나를 비롯해서 (남미에 속하는 나라 뭐가 있지-_-? 아르헨티나 얘기를 특히 많이 해서 아르헨티나가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우루과이, 칠레 뭐 이런 곳에서 내키는대로 한 곳에서 3개월이고 6개월이고 머무르며 현지인인냥 살았었다고. 그 때부터 남미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배운 남미의 가정식 요리들이 이 집의 메뉴의 근간이 되었다. 
아예 신혼여행 앨범을 보여주셔서 그것도 한참을 구경하고 그랬다. 럭셔리한 웨딩앨범이 아니라 신혼여행앨범인데 그것도 뭔가 빈티지한 느낌. 남미 얘기 잔뜩 하고 듣느라 정작 우리 대화는 할 새도 없을 정도였음 ㅋㅋㅋ

사실 남미의 패션스타일이 무엇인지는 대충 알겠어도, 음식 스타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 않나. '나쵸'정도밖에 모름.
난 개인적으로 이 집 음식들이 입에 잘 맞는다. 특유의 향신료들이 들어가 있을텐데 아무튼 맛있음. 
음식을 깔끔하게 만들어 내는 편이고, 고기요리들도 괜찮은 편이다. 만드는 음식을 자기들이 즐겨먹는 정도면 믿을만한 거 아닌가? 한국에서도 남미음식을 계속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식당을 차린 것도 있다니까.
스테이크, 샐러드, 나쵸, 수제버거도 다 괜찮다. 특히 샹그릴라나 칵테일 종류도 가격이 저렴하다. 다른 메뉴도 저렴한 편.

솔직히 난 남미의 오리지널 음식맛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집이 음식을 제대로 남미스럽게 만들고 있는지 뭐 그런 건 모르겠다 치더라도.
무엇보다 주인들이 매력적임. 젊은 부부 둘 다 친화력 짱짱. 사람 좋아 보여서, 기분이 좋아져서 주머니를 더 열게 되는 곳이다. 
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짐. 어쩌면 손님이 오는 걸 신기해 하는 것 같기도! 하긴 처음 그 때에 비하면 그렇겠지만 그래도 초심을 잃지 않기가 힘든 법인데.
늘 즐거워하고 콧노래 흥얼거리고.
요리에 대해서 설명도 잘해주고, 자기 장사와 전혀 무관한 남미나 여행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잘 알려주겠다고 하고는데 이건 물어 본 적이 없지만. 뭐든 막 오지랍넓게 즐겁게 알려줄 것만 같은, 사랑 잘 받고 자란 듯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이다.

예전에 문 열었을 때만 해도 다른 손님들이 내내 없어서 우리 일행이 가게를 통째로 전세낸 것 같았는데, 이제는 만석에 입장하려면 기다려야 해서 그냥 모른 척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음. 서울대학생들인가, 문 열기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 쯧 (나 지인이라고 초창기 손님이라고 막 어필하고 찬스 구걸하는 그런 사람 아니다.ㅋㅋ) 
워낙 가게가 작기도 하지만. 그래도 확장 욕심 없이, 자기들이 즐겁게 일할만큼, 감당할 만큼만 운영하고 싶은 듯. 그 옛날 창업할 때도 그렇게 말을 하더니 아직까지는 실천중인 것 같다.
한 때는 남미사람에게 비싼값에 팔았나 싶기도 했는데 그 작은 가게에 외국인 요리사(아마도 남미출신인 것 같은?)도 고용하고 가게를 맡기고 남미로 또또또 장기여행을 다닐 정도로 아직까지 남미에 미쳐있으신 거 같다. 한국 사람이 하는 남미요리점이지만 정말 남미를 좋아해서 한 때 "쟤들 미쳤나봐. 하던 일도 다 관두고 결혼까지 해서 대책없이 어쩌려고..."소리 들었던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내가 어렸을 때 많이 먹었던 맛이 그립다며, 제대로 된 칠면조 요리를 몇 십년동안 못먹어봤다고 혹시 그것도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했었는데, 칠면조 구하고 또 요리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자신있게 잘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언제 함 가족들과 가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요즘 너무 장사가 잘되어서;;; 그 약속 지키라고 하기에 미안할 정도라 자체 포기 모드.
남미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열정적이고 마음 좋으신 분들임.

사진 몇 개 없다. 사진을 찍는 편이 아니라서;; 하필 추천하고픈 메뉴(고기고기한 것들)들이 없다. 단톡방에 많았는데 다운도 안받고 싹싹 닫아버려서 ㅠㅠ 여기 알려주면 모두 좋아함. 그냥 가면 웨이팅이 있어서 잘 가게 되진 않는데, 예약이 되긴 한다. 테이블이 몇 개 안되니 괜히 자리를 오래 비워둘까봐 미안해서 그냥 다녀서 그렇지.
옛날 옛적 메뉴판도 인증. 요즘은 폰트도 정렬상태도 세련되게 좀 많이 바뀌고 신메뉴도 늘었다. 그래도 가격은 많이 오른 편은 아님.
그래도 테이블 소품들이 뭔가 남미스럽다. 아마 저런 무늬들은 남미전통무늬들일거라고 추측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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