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유물발굴)에스티로더 퓨어컬러 쿨글로스, 입술이 시원해지고 건강해지고 달콤해 졌던 완소 아이템 ── 품평


요즘 짐정리를 하고 있다. 이사 온지 몇 년동안 안뜯어본 상자도 모조리 정리하고 독립할 때 가지고 나갈 것만 남기고 있던 중에 발견한 고대시대의 (거의)공병. 이제야 쓰레기통에 기증할 수 있게 되었다.

에스티로터 '퓨어칼라'(요즘 발음 '퓨어컬러') 그 중에서도 '쿨글로스' 라고...
지금으로부터 10년여 전 아마도 여름을 겨냥해 출시한 제품일거다.


선물로 받았는데 화장을 해 본 적도 없던 대딩때라서 특히 저 쿨 레몬(cool lemon, 805호)을 보고 어리둥절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립제풉에 황금색을 왜쓰는지, 아픈 척 약한 척 할 때 필요한 건가.

어쩔 줄을 모르다가 다른 걸 바르고 그 위에 살짝 덧바르거나, 아니면 눈화장할 때 쓰곤 했다. 골드 아이섀도 ㅋㅋㅋ 눈화장할 때 쓰니 오히려 얇게 잘 발리고 쌍꺼풀에 끼지도 않고 남들과 차별화되고(?) 좋았다. 요즘은 아예 저렇게 나온 아이섀도도 있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유레카!'


저 한 톤 죽은 듯한 분홍색은 하도 애용해서 그런지 호수도 색삭명도 다 지워졌다(801 또는 802). 에스티로더 로고도 다 지워짐. 대딩의 상콤한 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튀지도 않고 다운되지도 않은 굉장히 고급진 색이었다.


이거 처음 써봤을 때 느낌이 아주 생생하다. 당시는 에뛰드의 젤리느낌 립글로스 같은 걸 호기심에 한 번 써보곤 영 아니라서 니베아 립밤같은 거만 쓰던 시절이었다. 이거 선물 받고 정말 놀랄만한 신세계를 발견한 듯한 충격을 받았다, 지구가 납작한 줄 알고 있었는데 둥그런 모양이라는 걸 알게 된 듯한.


무엇보다도 정말 얇게 발려서, 정말 겉이 아닌 속이 촉촉해 지는 느낌이 뭔지 알게 되서 놀랐다.

게다가 '쿨글로스' 라인이 표방하는 시원~한 느낌. 알코올이 증발하듯 알싸하고 시원한 느낌이 아니라 은근하게 청량한 시원함이 진짜 특이했다.

이후로 이렇게 입술에 촥 달라붇고 입술이 청량해지는 느낌의 글로스는 만나보지를 못했다. 


확실히 좋은 것들이 들어있는지 비싼 값을 하는 게 입술 피부가 망가지는 느낌이 별로 안들었다는 거다. 각질도 잘 안생기고 건조하거나 부르트지도 않고 니베아 챕스틱 따위 안 사도 되었다.

히야~비싼 건 비싼 있유가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음.


로얄제리가 함유되어 있어서 살짝 달콤한 맛, '키스용 립스틱'으로 딱! (혼자서 빨아먹기에도 적합-_-)


그렇지만 지속력은 역시나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뭘 먹거나 교수님께 혼나며 침이 마를 때 몇 번 빨아먹고(?)나면 색깔은 사라지고 촉촉함만은 남는 정도.


그 이후로 립글로스 자체를 그저 수분이 부족할 때나 덧바름 용도로만 쓰고 색조용으로 전적으로 의지하지는 않았기에, 에스티로더 수준의 비싼 걸 사볼 이유도 없었더랬다. 최근에 '쿨레몬' 비슷한 색상의 에스티로더 립글로스를 새롭게 선물받아서 써봤는데 에뛰드의 끈적한 젤리같은 느낌이랑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나저나 '쿨레몬' 저런 색상은 대체 어디에 활용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요즘 이글루스에서 글로 메이크업을 배우며 무릅을 탁 치곤 하는데;;;

이것도 흑역사다. 이후에 사회인이 되어서 난 쿨톤이라고(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알려주어서) 알게 되었는데 전혀 어울리지도 않게 바르고 다녔던 셈이니 -_-


아니나 다를까. 이 때 많이 들었던 말들의 의미가 이해가 간다.

"아파보여" "성숙해보여" "고상해보여" "공부잘 할 것처럼 보여"

... 심지어 "음...있잖아...마녀야...비싸고 좋은 게다가 선물받은 거니까...끝까지 꼭 써야 네 직성이 풀리...겠지...?"

 (------> "늙어보여"라는 말이었던 듯)


암튼 끝에 조금 남았다고 조금 더 후벼파 써볼 생각으로 버리지 않고 보관했던 모양인데 그 시절 메이크업 초짜였던 내가 떠올라서 ㅋㅋㅋ 그 시절의 나에게 엄마미소가 절로 삐져나옴 ㅋㅋㅋ




덧글

  • ginopio 2015/09/08 08:47 # 답글

    저의 고대유물은 DHC 3구짜리 아이섀도 입니다 ㅋㅋ
    이건 그냥 유물로 고이 간직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려구요 ㅋ글로스를 눈에 발라보는것도 좋겠네용?!ㅎㅎㅎ
  • 착한마녀 2015/09/17 17:58 #

    혹시 김희선이 모델하던 시절인가요 ㅋㅋ
    저도 카달로그 보면서 엄청 뽐뿌받았었어요. 색이 어찌나 예쁘던지 +_+ 당시에는 화장을 잘 안해서 DHC 제품은 오일만 겨우 써보고 말았지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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