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모아 로맨스(2011)_한예슬도 찌질해 보일 수 있다니 ── 영화


2011. 11. 10. 목 CCGV 왕십리

송중기 한예슬 무대인사 회차


짠순이로 변신하니 짜게 보이는 한예슬

88만원 세대를 나름 리얼하게 대변하는 송중기


럭셔리함의 대명사인 한예슬이 최강 짠순이로 나온다.

솔직히 옆에 있으면 한 대 쥐어박아 주고 싶은 얄미운 여자다. 같이 다니기 챙피한 친구같은 여자. 아마 이런 여자랑은 절대로 친구할 일이 없겠지만. (이런 여자가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목격한 적이 있다. 친구의 친구였는데 내 친구가 둘이 친구하면 좋겠다고 중간에서 소개시켜줬었는데 내 기준으로 친구 조건에 미달되는 여자였다. 에피소드를 요약하면 내가 알바 면접 보러 그 둘이 따라갔던 적이 있는데 세상에 내가 방안에서 면접을 보는 동안 탕비실에서 믹스 커피 뭉치를 훔쳐(?)나왔더라니...게다가 그걸 자랑삼아 얘기했다. 못 집어 오는 게 바보라는 식으로...그래 나 바보다.)


홍실(한예슬)이라는 여자도 커피숍에서 티슈와 설탕을 뭉탱이로 집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예식장 하객 알바를 마친 후 뷔페 음식을 락앤락 대자 통에 챙겨오는 것은 부록이며, 몇 십원짜리 빈 병도 모으고 헌혈도 하고 아무튼 별거 별거 다해가며 미친듯이 돈을 모은다.

지금은 옥탑방에 살지만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 거주이고, 또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은 돈은 자산운용 전문가에게 맡긴다.

그런데 이 자산운용전문가, 즉 펀드매니저 지인이 화근이 된다. 홍실이 이렇게 볼상사납게 긁어 모은 피같은 돈을 홀라당 날려먹고 튀어 버렸다.

돈 때문에 사람도 조심하던 홍실인지라 이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


지웅(송중기)은 나름 개천에서 난 용이다. 본가는 시골이고 서울에서 대학 나온 아들을 아주 귀~하게 여기는 엄마의 자랑스런 아들.

하지만 현실은 스팩이 딸려서 취직도 힘들고 뽀대나는 연애를 할 돈은 없지만 여자는 만나고 싶은 대책없는 젊은 남자. 여자를 만나러 동호회에 나가고 여자랄 자려고 친구집을 빌리고, 여자를 꼬시려고 대책없이 명품 구두를 질러버리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던 백수 찌질이다.


지웅은 방값을 낼 돈이 없는 지경에 이르고 로맨틱 영화가 그러하듯이 달동네 옥탑방 앞 뒷집에 세들어 살던 이들이 마주친다.


홍실 눈에 지웅은 가진 것도 쥐뿔 없는 주제에 돈을 펑펑 쓰고 허황된 꿈만 꾸는 한심한 놈이다.

지웅이 눈에 홍실은 얼굴과 몸매는 기똥찬데 하는 짓은 쪼잔 쫀쫀 왕소금 아줌마, 할머니 저리가라니 인생이 불쌍해 보인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졌지만 그렇기에 서로에게 채워 줄 부분이 있는 거다.

홍실은 지웅이 방값 걱정 안하고 살 수 있게, 즉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종자돗 마련하기'를 도와 줄 심산이다.

그런데 선생님 홍실이 믿고 있던 도끼에 크게 한방에 발등을 찍혀 버리니 재테크 선생질을 더 이상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건 물론이요 멘탈이 붕괴되어 버림.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살았기 때문에 그것이 무너지자 다 무너져 버린다. 힘들게 모은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사기당했으니 얼마나 억울할꼬.

이 때 지웅이의 대책없는 낙천주의가 빛을 바란다. 돈은 또 모으면 된다고, 혼자서도 그 많은 돈을 모았는데 앞으로 둘이서 함께 모으면 두 배 빨리 모을 수 있을 거라고.



 

돈이 없어서 연애를 못하는 청년 백수?

연애를 할 때 돈을 써야 뽀대나긴 하다. 하지만 젊다면 말이지...돈을 아끼는 연애, 돈을 버는 연애를 하면 되는 거다. 없으면 없는대로 진실하면 되는 거다. 없으면서 있는 척 왜 꾸미려 드냐.

​그리고 연애를 안하는 것도 용기다. 남들 다 하는 연애 구질구질하게 하니 안하는 것도 나름 멋진 용기라고 본다. 사랑이란 게 연애라는 게 함께 좋자고 하는 거지 구질구질한 구렁텅이로 함께 매몰되자고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런 상황이 싫다면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고, 상황이 그런 채로라도 연애를 하고 싶다면 비슷한 처지의 사람끼리 만나서 서로 이해하며 하면 되는 거다. 꼭 급이 다른 사람 건드리려 안달이고, 그래서 지웅이처럼 무리하게 거짓으로 꾸미다 보니 뒷탈이 나고 그런다.

 

물론 나같은 사람은 찌질한 연애의 모습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기에, 젊을 때는 아예 연애를 안했다. 뒤돌아 보면 후회는 없고 그것도 꾀 괜찮은 선택이었다. 이게 스스로를 합리화 하려는 건 아닌건가 두 번 세 번 곰곰 생각해 봐도 그렇다. 이건 내 자식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철칙같은 거다.

연애라는 거는 물질적 수준이건 정신적 수준이건 높아질 대로 높아졌을 때 여유를 가지고 하는 게 현명한 거라고 말해주고 싶음. 남들 다한다고 쫒기듯 하는 게 결코 좋은 게 아니라고.

확실히 나이가 들면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좀 찌질해져 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남의 눈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보는 사람이 짠할까봐.



사실 나는 홍실의 가치관과 지웅이의 가치관을 모두 가지고 있다.

돈의 가치로 모든 걸 재단하는 습관이 내게도 있다. 이를테면 나는 건강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건강 수칙을 어느 정도 잘 지키는 편인데...그건 병원에 가면 큰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교가 있긴 하지만 과도한 종교 활동은 하지 않는 편이고, 솔직히 연애도 올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류의 여자들이 남자친구 때문에 카드빚을 진다던가 보증을 선다던가 해서 신문이나 방송에 사연이 나오는 여자들이다. 물론 결혼한 남편이라면 달라진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위주로 생각하고 살더라도 또 막상 경제적인 어려움과 맞닫뜨리거나 해도 크게 멘탈이 바닥까지 붕괴될 것 같지는 않다. 돈을 돌고 도는 법이니까 또 다시 모으면 되는 거고, 만약 다시 모으지 못한다고 해도 없으면 없는 대로 삶을 영위하면 되니까 말이다.

남들이 다 하는 거 따라 하려니까 사는 것이 힘들고 없어 보이는 거지 남에게 자랑할 거리를 생각지 않으면 어느 정도 금전에 대해서는 초연해 진다.


돈이 중요하다. 하지만 돈 그 자체 보다는 함께 돈을 모으고, 그 모은 돈을 함께 쓸 '누군가'가 더 중요하다. 그 '누군가'의 존재가 돈을 아끼고 더 모으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또 돈 앞에서 좌절을 맞을 때 아직 행복할 거리가 많이 남아있음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위의 문장에서 '돈'을 '건강'과 치환하면 좀 달라진다. 건강을 잃는다면 더욱 크게 슬퍼지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건강을 잃은 채로 계속 사랑하는 사람들은 돈을 잃은 채로 계속 사랑하는 사람들보다 더 위대한 것 같다. 예를 들면 강원래나 김송 같은 사람들처럼. 강원래 보다는 김송 쪽이ㅋ 



 

함께 보는 사람이 송중기, 한예슬 무대인사 회차를 일부러 예매했다. 덕분에 구경 잘했다.

말해 뭐하나 송중기 키가 헌칠하고 그 하얀 꿀피부 얼굴에서는 빛이 나고, 한예슬은 얼굴이 먼지처럼 작아서 안보일 정도다 ㅋ

특히 송중기 목소리가 ㄷㄷㄷ. 목소리가 멋지다. 너무 중저음이라서 발음이 웅얼거리는 음색이 아닌 적당히 귀에 꽂히는 미성의 중상저음(?)이 마음에 든다. 아주 멋진 목소리였다.




다 됐고, 아 그냥 남주 여주가 훈훈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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