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1999)_제목이 왜 쉬리일지 먼저 알고 보지 말아야 했던 영화 ── 영화

1999. 4. 9.시네코아

2014년 11월 현재를 기준으로 한국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역대 한국 영화 흥행순위 중 1위부터 20위까지를 보면

 

1. 명량

2. 아바타

3. 도둑들

4. 7번방의 선물

5. 광해 : 왕이 된 남자

6. 변호인  

7. 해운대

8. 괴물

9. 왕의남자

10. 겨울왕국

11. 인터스텔라

12. 설국열차

13. 관상

14. 아이언 맨3

15.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16. 수상한 그녀

17. 과속스캔들

18. 국가대표

19. 디워

20. 트랜스포머 3

 

이 중에서 내가 본 작품은 트랜스포머 3’ 뿐이다.

영화 취향에 있어 반골기질이 발휘되는 것인지모르겠다 -_-

타이핑이 귀찮아서 안 옮겨와서 그렇지 100위로 늘려도 결과는 비슷하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정작 남들이 많이보고 극장에 오래 걸려 있는 영화들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살아온 나의 영화관람 이력이란

그렇다고 무지하게 난해한 예술영화 같은 것이관람목록에 가득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지금 와서 보니 한국영화 흥행 열풍에 몸을 실었던거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바로 쉬리가 아닐까 싶다.


타이타닉이랑 거의 동시에 선보인 작품인지라 블록버스터 장르라는 동일선상에서 밥 먹듯이 비교가 되었다.

아무튼 당시를 기준으로 한 감상은 블록버스터급의 충격이었음. 우리 나라도 드디어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내가 괜히 뿌듯한 심정이랄까.

물론 타이타닉보다는 이전에 즐겨봤던 더 록이나미션임파서블류와 더 비슷하긴 한데

아무튼 재미있게, 마구 의미있게 보았다.

제작비로 치면 타이타닉호 세트 꼬리나 머리부분도 채 못 만들 예산이라고 하는데 이만한 착시효과를 거둔 것이 대단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는 어려 모로 무겁다. 사회적인배경도 그렇고 그에 얽힌 러브스토리도굉장히 무거움. 마치 재패니메이션 인랑과 비슷한 진퇴양난의 상황.

지금도 생각하면 먹먹하고 답답해지는 러브스토리다.

남파 간첩으로 장기간의 치밀한 계획 하에 남한의 첩보 요원 남자(유중원 역, 한석규)를 사로잡아서 연인이 된 후에 기밀도 빼내고 목숨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무서운 여자(이명현 역, 김윤진).

그렇게 서로의 나라와 조직을 위해 정면 대치하는순간,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결국에는 나약한 여자.

스파이로서의 철두철미한 훈련도, 자기 조직의 극악무도한 압박과 공포의 속성도 여자의 사랑을 이기지는 못했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요원임을 숨긴 건 중원도, 명현도 마찬가지였지만...아무튼 그 오랜 시간 살인 충동을 참았을 명현이라는 여자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러브라인이 비장하기까지 해서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인데 존재감은 타이타닉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박.

 

지금이야 강제규 감독님의 영화가 흥행 반참패 반이지만 당시에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이름을 믿고 볼 수 있는 수준의 감독이었고 거기에 한석규, 최민식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나온데다가 돈도 많이 들여서 볼거리도 많으니깐 흥행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내용이끌리지 않더라도 그만한 제작비로 뭘 만들었을까 두고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많을듯.

김윤진이라는 배우는 이 영화에서 처음 보았는데 지금까지의 여배우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을 지닌 새로운 스타일이었다. 막 얼굴 조막만하고 인형같거나 혹은 조각같거나 오밀조밀한 배우는 아니지만 시원시원하고 지적인 이미지.

그리고 이 때 내가 참 좋아하고 잘 되길바랬는데 좀처럼 포텐이 터지질 않았던 박용우라는 배우가 이 영화를 통해(젊은 낙하산요원으로 등장) 크게주목 받기 시작해서 뿌듯했고.

그리고 생각보다 얼마 나오지는 않았지만 잠깐씩 등장할 때나 전화상의 목소리만 나와도 부들부들하는 감정이 치밀어 오르던 최민식님. 뭔가 막 막무가내로 밉기만한 악당이라기보다는 어쩐지 돈을 엄청 많이 벌 수 있을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다단계에 푹 빠져버린 불쌍한 사람을 보는 것처럼 연민도 느껴지는 캐릭터였다.

최민식님의 연기에서 마치 분명 임무를 수행하러남으로 내려왔을 때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매우 다른 상황에 놀랐을텐데도 배워 온 신념대로 계속 나갈 수밖에 없는 복잡한 심경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티켓 뒷면에 적혀 있던 짧은 감상평

3 마지막 서울대공원으로 소풍갔을 때 친구들과땡땡이 치고 봄

내용을 다 알고 갔기 때문에 생각만큼 재미없었다.

하지만 장면이 너무 멋있었다. 배우들도 멋지고.

우리나라도 이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니뿌듯하다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이란 건 중원의 집에 있던 명현이 선물한 물고기(이장길(송강호 님)이 배를 가르는 화면에 나온 건 그냥 금붕어였다고 하네요)뱃 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거였는데,

알고 보니 이 영화의 긴장감의 90%를 그 사실이 담당하고 있었더라.

마치 식스센스'를 보러 가는 길에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라는 유명한 스포일러 테러를 당한 불쌍한 관객처럼.

이걸 모르고 보았던 친구들은 나의 몇 배의 놀라움과 재미를 느낀 듯 했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극장에 들어서기 전에 최대한 눈 막고 귀 막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덧글

  • 지지배배 2014/12/31 12:56 # 답글

    사족을 달자면, 꼬마가 아니라 아저씨가 귀신...이에염ㅜㅜ
  • 착한마녀 2015/01/02 01:23 #

    오 맞아요. "브루스윌리스가 귀신이야~"가 스포 명대사(?)였죠. 감사합니다. 귀차니즘좀 극복하고 나서;;; 고쳐야겠어요. 감사 ^^
  • ㅇㅇ 2014/12/31 20:55 # 삭제 답글

    영화 쉬리엔 물고기 쉬리가 안나옵니다. 도청기 설치되어있던건 금붕어...
  • 착한마녀 2015/01/02 01:31 # 답글

    아 그렇죠 ^^ 쉬리는 구하기 힘들었는지 키싱구라미인가가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도청기 설치되어 있던 것이 흔한 금붕어인줄은 몰랐어요+_+
    쉬리=물고기 연상작용을 노린 건 맞는 거 같아서 당시 그런 기사들이 많았고 그게 스포일러가 되었던 거 같아요.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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