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슴의 발(2013)_대중적인 느낌 물씬 나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복음 뮤지컬 ── 공연/전시

2013. 4. 4. 목. CTS 아트홀

캐스트 : 엄태리 박지훈 이세나 이승재 봉경복 서채송 손난아 강인대 권기중 김영남 강지혜

             김용민 이지혜 이예린





기독교의 예술은 역시 보다 더 대중적인 것 같다. 불교나 기타 다른 종교들의 그것에 비해서.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너무 거부감들거나 어렵지 않았어?"라는 목사님 따님의 질문을 받았는데 자신은 기독교인이라서 감동 많이 받았다고,

그런데 웃기게도 내게는 '불교식' 가르침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나또한 여러 측면에서 감동을 받았다.



일단 음악이 너무 좋았다. 그밖에도 캐릭터나 스토리의 흐름이라던가 안무같은 요소들이 다 좋았다.

그냥 대학교 학예회 수준의 지루하고 종교색 짙은 작품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음, 누군가가 작정하고 만든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연출자인 '성종완' 이라는 이름을 쳐봤더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ㅋ

연출가 성종완 님이 무려 10년 전서부터 기획하고 준비한 작품이란다. 음악들이 전부 좋았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 듯.



선율 좋은 독창곡, 웅장한 합창곡 같은 넘버에서부터 랩까지 변화무쌍한 음악들이 모두 마음에 들고 재미있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만으로도 뮤지컬은 모든 것을 용서해줄 수 있는 법이니깐.



캐릭터나 줄거리도 명확하고 재미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을 살펴보면 겁쟁이, 비겁쟁이, 엄살, 고통, 슬픔, 불길한 예감, 우울, 심통, 소심쟁이, 늙은 두려움.

그리고 궁극적으로 예수를 상징하는 '사슴 할아버지'와 기타 등등 양치기들이다.



이야기는 '수치의 골짜기'에서 시작된다.

이름이 위에서 언급한 저모양인 인물들이 모여 살다보니 수치의 골짜기는 어쩐지 어둠이 가득하다.

이 마을에 사슴 할아버지라 불리우는 신비의 노인이 찾아온 이후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는 무언가 안정된, 평화로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겁쟁이'는 '두려움 일가' 출신의 한 쪽 발을 저는 장애인이다. 뭐 그런 이유로 딱히 놀림을 받는 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사촌인 악명높은 '비겁쟁이'와 억지로 결혼을 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진다.

모두가 등떠미는 그 남편이 못되먹은 놈인 옳지 않은 결혼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겁쟁이에게 사슴 할아버지는 자신의 고향인 '높은 곳'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그곳에 다다르면 새로운 이름을 얻고 다리도 낫고 사슴의 발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평생 떠나본 적이 없는 수치의 골짜기를 벗어나는 모험을 감행하는 겁쟁이.

사슴 할아버지는 '고통이'와 '슬픔이'라는 길라잡이를 붙여준다.



겁쟁이가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높은 곳'은 수치의 골짜기와는 전혀 다른 아름답고 밝고 따뜻하고 희망이 넘치는 곳이었다. 어둠의 세계를 떠나 밝은 곳으로 다다른 겁쟁이의 새 이름은 '사랑'이었다.



이 은유적인 설정을 다시 정리하면,

우리가 늘 함께하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 즉 비겁함, 엄살, 불길함, 우울함, 심술과 질투, 소심함 등은 인간의 근원적인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다. 그 두려움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겁쟁이'다.

하지만 겁쟁이는 자신이 지닌 두려움을 극복하기로 결심한다. 그 과정에는 고통과 슬픔이 반드시 동반된다. 그리고 그 험난한 과정 끝에 사랑과 희망의 실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비겁, 엄살, 불길, 우울, 심술, 질투, 소심함....이런 것들은 인간을 보다 고차원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길에 있어서 훼방을 놓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되도록 지양해야 하는 감정들로 분류된다.

하지만 고통과 슬픔이란 것은 사랑과 희망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친구같은 것이다. 이 둘을 친구로 인정하고 도움을 받을수록 '높은 곳'에 다다를 확률은 높아진다. 이 둘이 없다면 길을 찾기조차 힘들다.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겁쟁이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아주 보편적인 메시지로 감동을 준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나를 억울하게 만들고 훼방놓는 나쁜 인간들, 걱정하는 소리로 기를 뺐는 인간들...그 속에서 꿋꿋이 내 길을 가기란 얼마나 힘든 건지.

내 길만 바라보고 간다는 것 자체가 고통과 슬픔을 얼마나 잘 견디는 것이냐의 문제이지만 그건 나만 겪는 고민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메시지는 이렇게 샌님스럽지만 ^^;

흥미유발의 요소도 확실한 뮤지컬이다. 앞서 말했듯이 뮤지컬의 뮤직이 좋다.

그리고 대사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재치가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좀 더 큰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과 특수효과까지 더해진다면 롱런하면서 인기를 끌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고통이'와 '슬픔이'는 절친 사이인데 사슴 할아버지(주님의 다른 모습이겠지)가 당부한대로 둘이 늘 함께 다니며 겁쟁이(나중에 '사랑이'가 되는)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함께 다니지만 서로 붙어다니지는 못한다. 그 둘이 붙을라 치면 슬픔이는 "악!"하며 고통을 느끼고, 고통이는 "흙흙,,,엉엉 ㅠㅠ"하며 울게 된다. 이런 설정들이 재미있음 ㅋㅋㅋ



절대 지루한 작품이 아님, 지루할라 치면 선율 좋은 음악들이 나타나 귀를 즐겁게 해줌.



미국 선교사 한나 허나드의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라는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이 탄탄함.

그리고 사슴 할아버지로 나온 배우는...어쩐지 명성황우의 대원군같은 포스가 느껴졌는데 작품 브로슈어에도 이름이 안 나와 있는 것 같고;;;

아무튼 주인공 겁쟁이의 엄태리 배우와 엄살쟁이의 이세나 배우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세나 배우는 미모가 +_+ 목소리도 내가 좋아하는 굉장한 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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