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다 웃자고 하는 얘기 & 솔루션(2012) _ 똘기인지 창의력인지 아무튼 정말 대~~단한 인디영화 ── 영화


2012.8.29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인디포럼 월례비행'이라는 독립영화전용관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하는 상영회를 통해 김선, 김곡 형제감독의 신작 두 편을 한꺼번에 봤다. 신사역 인근 강남 한 복판에 독립영화전용관이 있는 줄 몰랐다. 접근성 좋고 상영관은 아늑함.

영화 끝나고 난 후 영화평론가와 감독과의 대화도 있었는데 감독들이 내 또래인 듯 젊어서 깜놀, 어쩐지 영화가 다소 철이 없는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라니. ㅋㅋ 
뭔가 대단히 부조리한 것을 고발하려는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건지.
한 가지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하면 이들 형제가 결성한 영화사가 반자본주의, 반공산주의, 반권위주의를 표방하는 '비타협 영화 집단 곡사'라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서도 이 두 작품들에 자신들이 영화철학들이 고스란이 반영되어 있단 식으로 말씀을 하셨지만...
막상 나는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해 관객으로서 어떻게 측은하게 생각하고 이해해줘야할지, 저런 인간 쓰레기들이라고 욕을 해야 할지, 저런 게 세상에 어딨냐고 감독을 욕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말하고자 하는 바가 한 두 가지가 아닌 듯.


코메디: 다 웃자고 하는 얘기



이 작품은 영화적으로는 상당히 극적 요소가 충만하다.

이 형제 감독님들을 오랜 시간 두고 보면 언젠가 어떤식으로든 화제작을 만들어 낼 것 같긴 하다. 아 물론 내가 선호하는 그런 종류는 분명 아닐 것 같다 ㅋㅋ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통해 반짝 스타가 되었던 한 코메디언이 잠깐 인기를 얻었을 당시를 틈타(?) 결혼을 하고 애도 낳은 후에 다시 원래 자리로 복귀, 즉 무명 시절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망한 코메디언으로 살아감.

대리운전도 하고 밤무대에도 서고 하면서 아기 우유값을 벌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남자 정신 상태가 썩었다. 집에 돌아오면 야동이나 보며 갓난아기도 제대로 안돌보고, 지나가는 여자들 보면서도 자나깨나 야한 생각뿐이다. 아니 그렇게 심신의 여유가 넘치면 공사판 막노동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아기 분유살 돈도 없으면 담배값이라도 아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냥 대책없이 '난 언젠가 잘 될거야' 요러고 딱 하나밖에 없는 "다 웃자고 하는 얘에기이징~~~" 이런 거나 하고 다니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웃음을 강요한다. 심지어 안웃으면 집요하게 연락해서 따지기도 함.


그런데 그가 방안에 들어서자...목매달아 죽은 아내의 시체가 있다. 천장에 매달린 채로 그대로.

유능한 줄 알고 결혼했는데 알고보니 무능하고 대책없는 남편, 애까지 낳고 보니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 버린 아내.

처음에는 기겁했다. 코메디 영화라더니 이게 무슨 테러인가 싶었는데 나중에는 그 시체도 그냥 살아있는 인간처럼 정겨워 보이기도 하고. 남자가 아내의 시체를 보고 이런 저런 푸념을 하는 걸 보면 그냥 코메디같기도 하고 그렇더라 ㅋㅋㅋ




그리고 결말은 암울한 현실에서 도피하듯 열심히 게임하고 야동보고 그러다가 며칠 째 배가 고파서 죽기살기로 보채는 어린 딸의 울음소리를 견디지 못하고...목졸라 죽여버리는 듯한 상황을 암시하며 끝남.

그리고 그 날 무대에서 "다 웃자고 하는 얘에기이징~~~"하는 유행어에 왠일로 사람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아무튼 내 눈에는 그냥 대책없는 무능력한 남자 주인공이 꼴좋게 된 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다.

조금 잘 나간다고 겸손할 줄을 모르고...이건 뭐 단편 영화의 속성상 상세히 언급된 건 없지만서도 말본새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현실을 모르고 망상에 빠진 전형적인 인간의 유형이랄까.

일반 사람으로 치면 첫 월급을 탔다고 대책없이 결혼한 그런 케이스. 그래도 전세자금 정도는 모은 뒤에 가정을 꾸릴 생각을 해야지. 자기보다 더 잘난 사람들은 쾌락의 본능이나 종족보존의 본능이 없어서 결혼 계획을 뒤로 미루고 하는 건가. 다 생각이 있고 계획이 있고 해서지.

아무튼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해 죽을 힘으로 최선을 다해서 책임을 져야지, 제 어린 딸이 굶는데도 머릿속에 음탕한 생각만 가득.

어떤 불쌍한 척을 하고 변병을 해도 불쌍하게 보이지 않는 그런 주인공이었다.


내가 이 사람의 불행을 자본주의 사회 탓을 해줘야 하는 거였나? 이런 대책없는 건방진 사람도 그냥마냥 잘 살게 배려해줘야 하는 거야?

아무래도 감독님 둘이 미혼인 거 같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아보면 이 영화에서의 설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실 듯.

요즘 이혼을 하고도 아이 양육권을 가져와서 헌신을 다해 기르는 남자들 사연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는데, 아버지들에게도 본능적인 성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넘치는 부성애가 있다고 난 확신하기에.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단언컨데 그건 그냥 인간 이하 쓰레기라고. 


 

솔루션



이 작품은 솔루션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긴급출동 SO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적절히 짬뽕해서 만든 작품이다.




소재는 '똥을 먹는 아이'.

아이가 먹는 똥은 카스테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모든 똥은 초록빛으로 설정했기에 내가 비위가 약한 편인데도 보다보니 그냥 그런가보다 싶었다.

이 아이를 두고 여러 전문가들이 나서서 관찰, 분석, 문제해법을 제시한다.

이 아이가 보이는 행태도 참 엽기적이지만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들이 참 가관이다. 전문가 중 한 분으로 변영주 감독님도 까메오로 등장함.




솔루션의 일환으로 이 가정에 24시간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이후에 아빠, 엄마, 누나 등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아이가 똥을 먹는 행위 그 이상의 문제점들이 속속들이 발견된다. 가령 엄마가 바람을 피운다거나 아빠가 몽유병 증상을 보인다거나. 가정에는 폭력이 존재하고..(이 집에서의 아빠는 직업 군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최종적인 문제해결은 누가 하느냐면 무당이 굿판을 크게 벌여 해결. 아이에게 씌어 있던 조상귀신을 떼어낸다는 설정이다.

자, 이 영화에서 난 관객으로서 무얼 느껴야 하나.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어떤 이데올로기에 대한 얘기를 한 거라고 숨은 그림찾듯 교훈을 찾기에는 내가 수준이 너무 낮아서.

그냥 이런 참신하거나 혹은 엽기적인 영화도 있구나. 특이하거나 혹은 쓰레기인 영화도 있구나...눈으로 본 줄거리만을 얘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똥을 먹어요 ㅠㅠ' 라는 하나의 문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애로사항들을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존경심까지 든다.

흠...그래그래. 아이가 똥을 먹는다면 저런 일들이 생길 수 있지....하고 십분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 그래서 감독님들 똘끼 혹은 창의력이 대단타 ㅋㅋㅋ


부연을 하자면 나는 위에서 언급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긴급출동 SOS>같은 솔루션 프로그램들을 상당히 높이 평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나 역시 우리 사회의 이런저런 전문가 집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비교적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적어도 특이한 아집이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늘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것을 준수하지 못한데서 발생된 문제점을 짚어주는 가장 명쾌한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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