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와이즈셧(2000)_스탠리 큐브릭 할배가 마지막으로 던지려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 영화

2000. 9. 11. 목동 킴스시네마


한 때 친구들과 19금 영화를 찾아다니며 보던 시절이 있었다.
19금 제한 경계선을 넘었다는 게 뭐 별거라고 친구들끼리 몰려다니며 객기를 부리던 시절.
지금이야 상영관 입구가 우주선 승선하는 것과 같은 멀티플랙스 극장 입구에 꽃띠 청년 혹은 처녀들이 서 있지만, 저 시절 서울극장만 해도 극장 직원 아무나 나와서 표검사 겸 나이 검사를 했기에 마치 학생주임이나 형사같기도 한 아저씨를 잘 통과하면 그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우주의 원리만큼이나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아이즈 와이즈 셧>.

당시 니콜키드먼과 톰크루즈는 헐리우드 최고의 아름다운 잉꼬커플이었다. 이 영화 찍고 얼마 안있다가 헤어지긴 했지만 ㅠㅠ
아무튼 내 기억에 두 사람은 최고 톱배우의 위치에 있었고 이런 벗는 영화(?)에 둘이 함께 공연을 했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스탤리 큐브릭'이라는 감독 이름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아주 물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결국 이 작품은 거장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스탠리 큐브릭 할배의 유작이 되었으니.

일단 '니콜과 톰이 벗는다'고 가멸차게 홍보한 것에 대해 먼저 얘길 해보자면.
이들이 벗었는지 안벗었는지 따위는 기억이 안날 정도로 스토리 자체가 매우 난해하고  충격적인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그건 단순히 '야해' '안 야해' 따위의 기준이 아니라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가 여태껏 보았던 그 어떤 영화들보다도 오묘하다.
그 오묘함이라는 게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포 또는 스릴러, 좀비나 흡혈귀, 귀신 영화를 볼 때와 같은 압박과 긴장감이었다.
로맨틱함이란 것은 전혀 없었지만 딱히 더럽다거나 거부감이 드는 그런 것도 아니고, 뭔가 지옥 구경을 갔다 돌아온 기분. 마치 단테의 소설 '신곡'처럼.
이걸 무려 160분, 즉 두 시간하고도 40분을 더 견뎌야만 했으니.

아무튼 줄거리는...
의사인 윌리엄 하포드(톰크루즈)는 뉴욕의 잘나가는 젊은 의사이다. 그의 아내 엘리스(니콜키드먼)은 매우 아름답고 정숙하며 자녀와 남편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이상적인 여자이다. 이 둘은 매우 이상적인 중상류층의 부부로 잘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연말 이들 부부는 절친이자 억만장자인 빅터 지글로의 호화 파티에 동반 초대된다.
품절남 품절녀이지만 아직도 매력적인 이들은 각자 유혹의 손길에 시달리지만 아무튼 성공한 사람들 고유의 절제력을 발휘하여 위험한 선을 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음날 밤, 부부는 간만의 허심탄회한(?) 대화 시간을 통해 뜻하지 않게 불협화음을 발생시킨다.
마리화나에 취한 엘리스는 지난 밤 파티에서 자신이 받았던 유혹들을 뿌리쳤다고 이야기를 꺼내면서 결혼 생활 중에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뺏긴 적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이 후회스럽다며 한탄한다. 그 남자는 건장하고 매력적인 군인 장교였는데 상황만 허락되었다면 기꺼이 선을 넘을 생각도 있었다는 둥, 그게 마음대로 안되어서 가끔은 그 남자와 자는 꿈을 꾸는 적도 있었다는 둥.
윌리엄은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날 이때까지 자신, 그리고 자신과 함께 이룬 가정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줄 알았던 아내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을 거다. 남자로서 남편으로서의 상실감이기도 할 것이다.

윌리엄 역시도 절제력이 강한 그 답게 엘리스가 던진 폭탄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듯 그저 거리로 나간다.
그리고 윌리엄에게도 깜짝 놀랄만한 유혹의 손길이 줄줄이 뻗어옴. 평소 먼 인연으로 알고 지내던 여자들과 고급 창녀들이 연이어 적극적으로 추파를 던져오는가 하면 정체불명의 클럽 멤버 가입을 권유받는다. 
호기심에 이끌려 가게 된 이 모임이 정말 무서워, 어쩐지 저승사자들의 정모같은 분위기다.
신분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쓴 사람들이 철저히 회원임을 인증한 후에야 입장할 수 있는 이 비밀 공간에서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집단 난교 파티가 벌어짐.
하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이 장면이 야한지 안야한지 그런 생각 조차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신기한 장면. ㅋㅋ

 

아무튼 니콜 키드먼과 톰크루즈의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그런 흐뭇한 광경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부부인 이들이 결코 정신적으로도 완벽하게 결합된 것이 아닌 설정은 팬으로서 화가 났었다.


스탠리 큐브릭 할배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단 한 사람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 결혼을 해도, 언젠가는 권태감을 느낄 때가 오고
어떤 외부의 요인으로 인해 혹은 내부 갈등으로 인해 한 눈을 팔게 되기도 하는...
하지만 상상속의 어떤 행위를 현실에서 실천하게 되더라도 그 권태감과 정체모를 갈증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더욱 꼬우기만 한다고 말하고 싶으셨을까.
한 눈을 파는 순간, 어쩌면 돈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나머지 요상한 파티라도 벌여야 인생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지글러의 초대를 수락했을 때부터 둘의 평화는 위협받은 것일 수도.
비록 이 파티가 아니더라도 엘리스는 마음으로나마 외도를 했고, 윌리엄 역시 아내에게 돈을 벌어다주는 책임감 그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변해있었지만 그대로 묻어두고 살다보면 또 살아지는 법일테니.

할배가 뭔말씀을 하고 싶으셨는지 그 큰 뜻을 도저히 헤아릴 수 없지만 무식한 내 방식으로 정리해 보면 한 눈을 파는 그 곳에는 굉장히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약간은 무미건조했지만 하루하루 성실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살아가던 평범한 부부가 자신들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잠시 일탈한 순간 술과 마약과 창녀와 섹스파티, 그리고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타인들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솔직히 나는 스탠리 큐브릭 할배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의 작품을 본 적은 없다. 아직까지 이 영화가 유일함.
영화 감독들은 생애의 마지막 작품을 향해 갈수록 성(性)을 소재로 삼는 경향이 크다고 하던데, 이건 우리나라의 임권택 감독님도 그런 행보를 보이시는 듯 하고.
아무튼 일평생 영화를 통해 온갖 메시지를 던져준 스탠리 큐브릭 할배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남겨주고 싶었던 유언과도 같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덧글

  • 투명장미 2016/09/23 16:20 # 답글

    스탠리 큐브릭의 명성 때문에 그 지겨움과 뭐가 뭔지 모르는 암담함을 참으며 끝까지 봤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 착한마녀 2016/09/29 01:18 #

    헉. 이런 옛 포스팅을 찾아주시다니 ㅋ
    인내심이 필요했어요! 한 번이라도 본 건 의미가 있다 싶은데, 두 번 보라면 엄두가 안날 듯요.
  • 2017/08/20 11:4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큐브릭이 2018/06/07 13:54 # 삭제 답글

    그파티를 주최하는 사람들 종으로 일했대요.. .프리메이슨인가 먼가 긋사실을 폭로하고 저세상 가신거라고 하더라고요 더 나아가 유언으로 달착륙영상도 본인이 찍은거랬습니다
  • 큐브릭 2018/06/07 13:55 # 삭제 답글

    세상 쥐락펴락하는애들 밑에서 세상이 돌아가니 판단 잘하시라고 영화 만든것 같아요 그래서 억만장자가 거기가면벗으면 그유명인사들이 누군가에 대해 깜짝놀라게 될거라고 대사가 나온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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